삽질

1. 그저께 애틀랜타에서 샌프란으로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달라스 경유였다. Atlanta -> Dallas -> Kansas City로 가는 비행기였기 때문에 중간에 Dallas에서 내려야 했다. 비행기가 출발한 시각은 8시 20분이고, SF행 비행기는 Dallas에서 10시 50분에 출발한다고 딱 기억하고 탔다. 문제는 그 전 날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밤을 꼴딱 샜다는 것이다. ‘비행기 타고 좀 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타자마자 정신을 잃고 잠들었다. 자리도 마침 딱 창가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정신이 들어서 벌떡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까 10시 30분이다. 그래서 이제 착륙하는건가 싶어서 창가를 보니까 아직도 구름 위다.

‘아아 ㅅㅂ ㅈ됐군. 자다가 버스 내릴 곳 지나치는 경우는 들어봤는데, 자다가 비행기 내릴 곳 놓친 놈은 첨 본다.’ 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Kansas City에 내려서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오늘 중에 샌프란에 돌아갈 수는 있을까를 걱정하며 바짝 긴장타고 있었다.

그런데.

내려보니까 달라스 -_- 알고 보니까 애틀랜타와 달라스 사이에는 1시간 시차가 있었던 것이다. 제대로 낚였다.

2. 요새 아침으로 그냥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서 대강 먹고 있다. 즐겨 먹는 시리얼은 쵸코 퍼프인가 뭔가. 오늘 아침에 시차 때문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여느 때와 같이 부스스 시리얼을 말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시리얼을 오렌지 주스에 말고 있었다. -_-

왜 요새는 오렌지 주스도 우유곽에 나오냐 헷갈리게 -_-

3. 이건 삽질은 아니고 굴욕.

오늘 점심을 먹으러 학생식당 같은 곳에서 뭘 좀 사서 나와서 앞에 벤치 겸 탁자에서 다른 학생 하나와 합석해서 먹고 있었다. 그 녀석(A)이 먹고 있던 것은 치킨 스트립과 감자튀김. 좀 먹고 있는데 A의 친구로 보이는 B가 접근.

B: 야. 졸라 야채나 채소도 좀 먹어.

A: (감자튀김을 들면서) 이거 나름 식물임.

이런 대화를 주고 받는데 그 맞은편에 앉아있던 내 앞에 놓여있던 메뉴: 치킨 스트립 + 버팔로 윙. 난 변명의 여지도 없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