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닥스 보이스 타이핑 소개

요새 한글이든 영어든 글 쓸 때 보이스 타이핑을 많이 쓴다. 의외로 손으로 글을 쓰는 것보다 말로 하면 글이 더 잘 나오는 경향이 있다. 글 쓰는 과정은 크게 2단계로 구별되는 것 같다. 첫째는 일단 글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단계고, 두 번째는 만들어진 그 덩어리를 다듬어서 정리하는 단계인 것 같다. 이 두 가지 단계 필요로 하는 훈련과 집중력이 다른 것 같다.

나는 글 자체가 시작이 안 돼서 글 덩어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려울 때가 더 많고, 쓰여있는 글을 편집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두려움이 덜해서 금방 처리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보이스 타이핑으로 글을 쓰는 게 나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된다. 이게 요새는 인식률도 좋아서 웬만큼 또박또박 말하면 대략 맞춤법까지 맞춰서 받아써 준다. 한글 영어가 다 되는 것도 큰 장점인 것 같고.

그런데 이게 따로 뭐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되는 게 아니고, Google Docs에 들어가서 보이스 타이핑이라는 도구를 선택해서 켜서 마이크 버튼 누르고 그냥 말하면 알아서 받아 적어진다. 지금 첫 두 문단 쓰는데 한 3분에서 5분밖에 안 걸린 것 같다. 그냥 생각의 흐름대로 중얼중얼거리고 나면 그 말이 글로 나와 있는 게 참 신기하다 싶기도 하다. 이렇게 해 놓고 다음 맞춤법 검사기 가서 맞춤법 한번 고치고 포스팅하면 끝이다.

한글 메뉴로는 뭐라고 돼 있는지 모르겠다…
대강 중얼거린 건데 1000자 정도 썼다.

근데 이거 글 쓰고 다른 사람들이 쓴 글 좀 있나 보려고 찾아보니까 구글 닥스 음성 입력 관련된 글만 5년 전 부터 엄청 많네 ㅋㅋㅋ

정말 기술을 변화가 무섭다 싶은 것이 앞으로는 점점 더 이런 도구를 자기에게 필요한 대로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사람은 생산성이 더 높아질 거고, 내 짐작으로는 그 생산성이 더 높아지는 속도도 더 높을 것 같다. 단순히 로봇이나 AI에 세금을 매기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고, 이런 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개인의 생산성의 레벨이 아예 달라지는 게 상당히 엄혹한 현실인 것 같다.

특히 지금까지는 블루칼라 직종이 어떻게 인공지능으로 대체될지에 대해서 많은 얘기가 나오는데, 그 이슈가 화이트 칼라나 지식 노동자의 영역까지 머지않아 번지리라 생각한다. 타다는 약간 다른 얘기긴 하지만 그와 비슷한 식의 갈등이 점점 더 많은 영역에서 발생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볼 때 좀 더 중단기적으로는 단순히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는 게 큰 문제가 아니고, 인공지능이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인간 노동자와 활용하지 못하는 인간 노동자 사이의 간극이 노동의 분야 자체보다 더 크게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중얼거리다 보니까 보이스 타이핑 기능 소개한다는 블로그 글 쓰려다가, 무슨 인공지능과 AI 미래 같은 생각까지 나갔네. 이런 게 바로 손으로 글을 쓰는 것 하고 입으로 글을 쓰는 것과의 차이인 듯하다. 입으로 그랬으면 훨씬 더 의식의 흐름대로 글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