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볼 여름방학리그 3차전

2주 전에 이어 방금 전에 소프트볼을 한 판 뛰고 왔다.

매주 월요일에 하루 두 경기씩 하는데 이번 주에는 우리 과가 심판을 봐주기로 해서 차 태워준 애(Abe)랑 둘이서 8시에 먼저 갔다. 나는 영어가 후져서 걍 에이브가 주심, 나는 1루심을 봤다. 심판도 이게 쉬운게 아니었다. 어디서 주워 듣기로는 1루심을 볼 때 공이 잡히는 소리는 귀로 타자가 베이스를 밟는 것은 눈으로 본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해봤다. 그런데 문제는 송구/포구 실책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공이 아예 뒤로 날아가면 차라리 소리가 안 나니 괜찮은데, 글러브에 맞고 빠지는 경우는 좀 어려웠다. 게다가 2루, 3루의 경우는 정확하게 보기가 힘들었다. 2루에서 오심도 하나 날려서 욕도 좀 먹어주고 -_- 9시부터 우리 경기 할 때 심판하는 애를 보니까 아예 2루에 가서 서 있었다. 심판이 두 명일 때는 한 명은 홈에 한 명은 2루에 서는게 맞나보다 -_-; 많이 배웠다.

9시부터 시작된 우리 경기는 완전 떡실신. 28대 8로 졌다. ㅅㅂ 미식 축구 스코어도 아니고. 얘네도 잘 쳤는데, 우리 수비가 워낙 개라서 5이닝 중 두 이닝 동안 주자 1.5순. 아주 그냥 시원하게 털렸다. Jon이랑 Zach가 빠져서 타격이 좀 컸던 듯. 나는 포수로 포지션이 거의 굳혀져 가고 있다. 오늘 외야 희생플라이 후 좌익수가 빨랫줄 같이 홈 송구를 한 걸 내가 멋지게 잡았다. 그런데 발이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져서 주자가 살았다 -_- (참고로 여기 리그 룰은 부상 위험 방지를 위해서 태그 없이 홈플레이트만 밟은 상태에서 공이 먼저 들어오면 아웃으로 처리한다. 마치 1루에서 판정과 비슷하게.) 애들이 “야 진짜 잘 잡았어. 네 키가 4인치만 더 컸다면…” 이라고 칭찬인듯 아닌듯 칭찬해 주기도 하고. 어쩌라고 ㅠㅠ

아무튼 1-2주에 한 번씩 이렇게 운동하니 운동 미달 인생에 그나마 활력이 생긴다. 집에 와서 씻으니 대략 나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