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에서 한 연구결과를 보도 (Perfectionism hits working women) 했다. 결론부터 적자면,
Women are more likely than men to suffer feelings of inadequacy at home and at work, say US researchers.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가정과 직장에서 자신이 부족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좀 더 세부적인 결과를 보자면,
At work, 38% of women did not feel they met the high standards they set themselves, compared with 24% of men.
직장에서, 38%의 여성과 24%의 남성이 자기 스스로 세운 높은 기준에 미달한다고 느꼈다.When it came to home and family life, 30% of women felt they were failing to meet the standards they wanted to compared with 17% of men.
가정 생활에서는, 30%의 여성과 17%의 남성이 자신이 원하는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
예전에 알파걸이니 뭐니 하면서 일과 가정을 함께 성공적으로 꾸려나가는 여성들을 멋지게 생각하는 트렌드가 있었던 것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어차피 하루에 24시간이 주어진 똑같은 인간인데, 여성이 그런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성공적으로 해 내는 것이 남성보다 더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트렌드가 오히려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에서 더 높은 목표를 세우게 만들고 스스로를 좌절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가사의 분담이 우리나라보다 더 공평하게 이루어진다는 미국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을 보니, 한국에서 조사를 한다면 이보다 더 큰 괴리가 발견되지 않을까 싶다.
이 결과를 보면서 남자로서 여자들에게 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여성들이 실제로 더 일을 많이 하거나 더 열심히 하고서도 더 불행해 보인다는 것이다. (‘목표에 미달한다는 느낌 = 불행’이라는 가정 하에) 가사 면에서 보자면, 여성들이 더 일하는 것이 분명할텐데 남성들보다 목표 미달이라고 더 많이 느끼고 있다. 직장에서는 여성들이 성적 편견이라는 또다른 장벽 하나와 추가적으로 더 싸워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남성들보다 스스로 평가하는 성취도가 낮다는 것이다.
여성이 더 완벽주의자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인식이 한 번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에 따른 역할이 급변하는 시대의 그 과도기에서 생기는 괴리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얼마 전에 어디선가 ‘맞벌이는 필수’라는 이야기를 TV인가 어디선가 들었고, 여태까지 나도 나중에 맞벌이를 하면 좋겠다 생각을 해왔었다. 그런데 가사의 분담, 직장에서의 차별 등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맞벌이만 추구하는 것은 또다른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었나 반성해 본다. 이런 것이 결국 여성들이 완벽주의자가 되도록 몰아부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헉 이런 연구결과가 나왓군요..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꼼꼼’하다 보니, 직장이든 가정이든 어떤 task completion 측면에서는 심리적으로 더 불만족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했었는데.. 어쨌든 사회는 남녀 모두 일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가사 노동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아서 힘든 것 같네요 :$
그래, 네가 정확하게 얘기한 듯 하구나. 어쨌든 사회는 점점 남녀 모두 다 일하도록 구조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는데, 사람들의 인식은 그걸 따라가지 못하니까.
한편으로는 요즘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뀐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네. 옛날엔 인식의 변화 속도가 사회 변화를 쫓아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