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때는 달도 못 봐서 소원도 못 빌고
태풍 매미 까지 겹쳤네요
역시 할머니 댁은 참 원시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나중에 사진 몇 장 올릴게요)
칫솔질하고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물로 헹구고
게다가 이번에는 애기들이 부쩍 늘었답니다
현지, 진우, 승보, 정우
한번에 애들이 왕창 늘어나니까
정신이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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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 년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안 가득 밥을 떠넣는 일이다
……
깊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사람은
이런 시 읽는 기분을
아실거예요.
부디
이번 가을엔
사랑하는 사람 곁을
떠나지 마십시오.
– 이숙영 “마농의 빨간구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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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가을이네요
이번 태풍
부디 조심조심 지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