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e n=8996047635]
기영이 형이 공지영 씨 팬이라 읽게 된 책. 딸에게 하는 말 중에도 좋은 것이 많았지만 주로 발췌한 글들 중에 생각하게 하는 것들이 많았음.
우리는 나이 들수록 의문을 품지 않고 질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그렇게 되면 어느 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 된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냉소적인 것, 소위 쿨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 그러나 그렇게 사는 인생은 상처는 받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어.
사랑이란 언제나 자신을 기만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타인을 기만하는 것으로 끝난다. … 올바른 결혼의 기초는 상호의 오해에 있다. … 인생은 모두 다음 두 가지로 성립된다.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 할 수는 있지만 하고 싶지 않다.
네 자신을 아프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네 자신뿐이다.
고통 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고통과 작별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고통은 그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 고통을 놓아 버린 후에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가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늘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배심원석에 앉혀놓고, 피고석에 앉아 우리의 행위를 변명하고자 하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당신이 당신을 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그 잣대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이 인간의 힘인가? 당신이 틀림없이 가난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도 돈이 힘은 아니다. 당신의 노예 생활을 모면케 해 주는 자유도 힘은 아니다. 인간의 힘은 참된 표상과 함꼐 갖게 되는 주의 깊음과 생활방식과 관련된 올바름이다. … 사람들은 사건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사건에 대한 표상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죽음이 끔찍한 것이 아니라 죽음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표상이 끔찍한 것이고 깨어진 꽃병 자체가 끔찍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신과 꽃병을 동일시하여 꽃병이 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온 마음으로 꽃병에 집착하는 것이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돈을 잃어버렸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돈은 꼭 필요하며 돈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상처를 입힌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오뚝이 한 쌍이었다. 그 무렵에는 아직 어렸던 모양이라 나는 그것을 남지나해 속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작전에 나가서 비로소 인생에는 유치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여보게 그건 나도 아네. 그러니 자네가 법률을 좀 바꾸어 주게나. 법보다 사람이 훨씬 중요하지 않나?”
언제나 전 생애로 대답한다네. … 너는 누구냐? 너는 진정 무엇을 원했느냐? 너는 어디에서 신의를 지켰고, 어디에서 신의를 지키지 않았느냐? 너는 어디에서 용감했고, 어디에서 비겁했느냐? … 자네 영혼의 밑바탕에는 갈등, 자네가 아닌 사람이고 싶은 동경이 숨어있었어. 인간에게 그보다 더한 시련은 없네. 현재의 자기와는 달라지고 싶은 동경. 그보다 더 인간의 심장을 불태우는 동경은 없지.
우리는 언제나 열렬히 사랑하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사랑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 다만 그 순간에도 언제나 정직해야 한다는 것은 잊지 마라. … 진정한 자존심은 자신에게 진실한 거야. … 더 많이 사랑할까 봐 두려워하지 말아라.
인간은 한낱 갈대에 불과한 것.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 갈대를 분쇄하기 위해 온 우주가 무장할 필요는 없다. 한 줄기 증기, 한 방울의 물로도 그것을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우주가 분쇄한다 한들, 인간은 자신을 죽이는 존재보다 더 고귀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과 우주가 인간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
‘인간은 천사도 짐승도 아니며, 그래서 천사 행세를 하려 들다가는 딱하게도 짐승 노릇을 한다.’
쾌락과 행복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물거품과 영원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탐욕과 우정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일단 아주 작은 사랑이라도 그 해방감을 맛본다면 그 길은 그렇게 힘든 길이 아니다.
영원에 견주어 볼 때 이 모든 잡동사니가 무엇이겠는가? 우리의 모든 불행은 우리들 실존의 참된 가치에 비교해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온갖 의무들에서 벗어나야 했다. 나는 항상 어딘가에 출석해야 하고, 언제나 연락 가능해야 하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든 늘 답변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그 모든 삶으로부터 떠나야 했다. 사막에서라면 우리는 존재하는 동시에 완전히 여분으로 남을 뿐이다. 나를 찾거나 필요로 하거나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나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도 없다. 그리고 그런 공간에서는 결국 나 자신마저 없어도 더 이상 아쉬울 것도 없다.
어디든, 너를 부르는 곳으로 자유로이 떠나기 위해서는 네가 출석해야 하고 대답해야 하는 그보다 많은 날들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라.
나는 이 책 읽으면서 위안을 많이 받아서 끝내는 게 너무 아쉬워 일부러 몇 페이지 남겨놓고 1년 넘게 못 읽고 있다는 ㅋㅋ
이 책 소개해 줬다는 형이랑 나는 지영 이모를 루저계의 대모로 떠받들고 있지 ㅎㅎ 이 분은 우선 책 제목들이 너무 좋음. 제목이 절반 이상의 포스인 듯. 책 제목만 읽어도 막 위안이 됨.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괜찮다, 다 괜찮다”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엉엉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