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 Whippet

이 때까지 길러본 애완동물이라고 해봐야 국민학교 때 학교 앞에서 샀던 병아리가 전부다. 그 녀석은 그 때 정말 꽤 오래 자랐던 것 같다. 털색이 노란색에서 흰색으로 바뀌고 골판지 상자로 만들어줬던 집도 그냥 훌쩍훌쩍 뛰어넘어 다니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얼어죽어버렸다. 그 때 한 번 펑펑 울고 그 뒤로는 애완동물을 기를 일은 없었다.

이번 2월에 이사온 집은 혼자 사는 아저씨와 할아버지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분에게 세 들어서 사는 방이다. 이 아저씨가 개를 기른다. Simon이라고 하던데, 생긴 것도 아주 그냥 늘씬하고 무슨 개가 짖지도 않는다. 두 달 정도 집에 살면서 오며가며 개와도 마주치고 그러다가 보니까 이제 슬슬 정이든다. 그래서 오늘 집에 왔을 때 마침 이 아저씨가 저녁을 해 먹고 계시길래 물어봤다. 무슨 종이냐고.

http://www.petwave.com/Dogs/Dog-Breed-Center/Hound-Group/Whippet.aspx

Whippet이라고 한단다. (Greyhound의 일종이라는 듯? 나도 잘 모르겠다) 자기도 처음에 애완견을 살 때 엄청 많이 알아봤다고 한다. 1) 털 많이 없고, 2) 안 짖고, 3) 유전적으로 건강한 종을 찾다가 이 녀석을 얻었다고 한다. 근데 개가 진짜 무슨 신사다. 왈왈거리면서 짖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는 거의 소리를 안 낸다. 두 달간 살면서 한 번 그르르릉 하는 소리 들어봤다. 짖는 소리톤도 엄청 낮고 중후하다고 한다 -_-; 개 중에서 오래 사는 편이라서 15-16년 정도 산다고도 하고.

한 가지 안 좋은 점은 얘가 scenthound가 아니라 sighthound인가 gazehound인가 아무튼 냄새로 사냥하는 종이 아니라 보고 사냥하는 종이라서 밖에 줄 안 묶고 끌고 나가면 다람쥐나 고양이 같은 먹이 스타일의 녀석을 포착하면 본능적으로 바로 달려버린다고 한다. 멀리 있는 자동차를 보고도 달린다는 듯.

개가 생긴 것도 아주 슬릭하게 잘 빠져가지고 30년대에 아르데코(?) 뭐 그런 시기에는 예술 작품에도 많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실 이 집에 보면 곳곳에 이 개랑 비슷하게 생긴 조그만 개 조각상들이 많다. 이 아저씨는 개덕후인듯.

암튼 나도 이렇게 점잖은 녀석이랑 정이 들다가 보니까 요새는 얘가 나한테 침도 좀 바를라고 하고 그런다. 아직 그런건 잘 적응은 안 되지만 개 키우는 재미가 뭔지는 좀 알 것 같기도 하다. 나야 뭐 그냥 떠돌이다보니 앞으로 5-10년간은 애완동물 키울 일이야 없겠지만, 나중에 키우게 되면 이 녀석 종을 기억해 뒀다가 알아봐야겠다.

2 thoughts on “애완동물 – Whippet”

  1.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좋은데 너는 개주인도 아니고 아직 익숙하지도 않으니 침바르게 가까이는 가지 말아라. 동물인지라 갑자기 어떻게 돌변하여 해를 끼칠지 모르고 애완동물키우는 사람은 예방접종도 해야 하는 등 신경쓸 일이 많단다. 더구나 짖지 않는 개가 더 무섭단다.(속담에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뭐 이런 말 있지 않냐?) 항상 몸조심하고 건강하길 빈다. 안녕!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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