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등학교 후배 겸 대학교 동기가 동네에 놀러와서 다른 후배 두 명과 넷이서 밤새도록 술 마시면서 얘기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놀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차를 타고 출근 행렬에 끼여서 올라오는 길이었다. 나는 혼자서 차를 몰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데, 큰 이유 중 하나가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크게 틀고 그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다는거다. 일종의 관광버스 노래방 같은거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속도로에서 노래를 크게 따라 부르면서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울컥했다. 시작은 공부의 신 드라마의 OST였다. 그 꿈이 어쩌고 날개가 어쩌고. 그 뒤로 몇몇 노래가 이어졌다. 패닉의 정류장, 윤종신 9월, 2AM (원래 전람회 작) 졸업 삼연타로 떡실신. 공신 OST 대신 거위의 꿈이었으면 차를 그냥 갓길에 세웠을 기세. 몇번 울컥울컥하더니 기어이 40분간 꺼이꺼이 마른 울음과 조금의 눈물을 쏟아내면서 올라왔다.
꿈 앞에서 내가 보잘것없어서 울었고,
어머니가 생각나서 울었고,
놓쳐버린 사랑이 떠올라서 울었고,
멀리 있는 친구들이 보고 싶어서 울었다.
내가 떠나온 것들과 나를 떠나간 것들이 그리워서 울었다.
그리고
우는 내가 불쌍해서 또 울었다.
도착해서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칼칼해진 목을 털며 반쯤 부은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니 태양빛이 눈부시게 빛났다. 아침해는 너무 찬란해서 부끄러웠다.
혼자서 안 운지 꽤 됐었는데 간만에 잘 울었다. 토닥토닥. 괜찮다 다 괜찮다. 바닥 찍은 듯. 오늘 또 한 번 나를 떠났다.
토닥토닥. “꿈 앞에서 내가 보잘 것 없어서…” 이 대목에서 나도 울컥했다. ㅠ.ㅠ
공감해줘서 고마워 🙂
사랑하는 아들!
엄마도 울컥하는구나. 엄마는 현우가 언제나 자신의 일을 스스로 알아서 잘 해 주고 넉넉한 마음으로 많은 것을 포용하는 속이 깊은 아들이라 푸근하고 든든하다. 속깊은 아들이 먼 이국땅에서 느끼는 그리움이라 깊이도 다르구나. 너자신 너무 과소평가 하지말고 지나간 아쉬움은 뒤돌아보지 말아라. 지금쯤 잠자고 이겠구나. 좋은 꿈 꾸고 행복하여라. 안녕^^*~~
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