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겸손함이 미덕이라는 말을 많이 들으면서 자랐다.
사실 조금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겸손함”이란 개념은 “잘났음”이란 개념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떤 기준이든지 “잘난” 사람이 그 잘났음을 밝히지 않거나 못남을 강조하는 것이 겸손이니까. (이에 대한 생각은 2.에서 정리) 이 정의에 따르면 ‘못난’ 사람은 겸손할 수도 없다.
아무튼 예전에 한 선배 게시판에서 읽었는데, 예를 들어 여자들이 “겸손한 남자가 좋아요”라는 말은 “우선 못난 놈은 이미 아웃”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듯 하다. 한 마디로 ‘우선 잘 나시고, 그거 너무 티내진 마시고.’라는 주문 인듯. 상당 부분 동의한다.
2.
돌이켜 보면, 고등학교 때나 군대에 갔다 오기 전까지는 위의 얘기처럼 무작정 남 앞에서 빼고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이 겸손함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자기의 실제(라고 느껴지는/받아들여지는) 모습과 괴리가 큰 모습으로 포장할 수록 오히려 자기 자신을 더 드러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보다 진정한 겸손함은 솔직함이 아닐까 싶다.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말하고, 장점은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역설적으로 겸손한 것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이렇게 자기 자신의 실제에 대해서 자기가 느끼는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이 뭐 별거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자세이기 때문이 아닐까.
익은 벼는 고개를 숙이지만, 익지 않은 벼가 고개를 숙이면 볕을 못받아 죽어버리겠지. ^^ 잘보고 간다~
호호 오랜만이네요 형 🙂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