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블로그 (또는 홈페이지)를 다시 시작한 이유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글쓰기 연습을 하자” 였다. 말 잘 한다고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고, 생각이 깊다고 반드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결국 글을 쓰는 것도 근육이 기억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이 내 잠정적인 결론. 아무튼 그래서 요새도 여러 블로그에서 글을 읽다가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 있으면 유심히 읽는 편이다.
얼마 전에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이리저리 보다가, 유시민 씨가 글쓰기에 대해서 강연한 50분 분량의 동영상이 있길래 시청했다. 언어 간에 조금 과장되게 비교한 측면도 느껴지긴 하지만, 강연을 통해서 전달하려는 의미를 해치진 않는 것 같다.
동영상 중에서 기억해 둘만한 구절을 몇 개 정리해 놓는다. 강연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한 설명이 나오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들은 시간이 되면 동영상을 직접 보면 더 좋을 듯 하다. 동영상의 처음 2분은 소개하는 내용이라 건너 뛰고 보면 된다. 강연의 결론만 요약해서 듣고 싶으면 마지막 동영상의 끝 2분만 봐도 될 듯 하다.
- ‘글짓기’가 아니라 ‘글쓰기’다. (생각을 말로 하는 대신, 글로 쓰는 것이다.)
- “생각 => 말 => 글” 순서이다. 그 반대가 아니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점.
- 언어(말+글)은 생각을 담는 그릇.
- 사람은 언어를 통해서 사고한다. 풍부한 언어를 가지고 있어야만 더 큰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어휘가 적은 사람은 깊고 풍부한 사색을 할 수 없다.
- 따라서 어휘를 많이 알고 쓸 수 있어야 한다. 우리말이라고 절대로 다 같은 수준이 아니다.
- 우리말 어휘를 굉장히 풍부하고 정확하고 예쁘게 구사한 소설을 반복해서 읽어라. (추천 소설: 박경리 – ‘토지’)
토지 1부와 2부를 가능하다면 10번,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그냥 계속 반복해서 읽다보면 뉘앙스 파악 가능.- 좋은 글은 “말”을 하듯이 옮겨 놓은 “글”이 좋은 글이다. 우리가 말로 쓰지 않는 표현 같은 것은 글로 써 놔도 그럴듯해 보이긴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영 어색하다.
- 이걸 위해 추천하는 책: 이오덕 – ‘우리글 바로쓰기’ (1권만 읽어도 되고, 화장실에 놔두고 가볍게 틈틈이 읽으면 된다.)
- 독서의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가 읽는 글은 잘못된 문장으로 오염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나쁜 글을 읽을 때는 잘못된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 글쓰기가 ‘사실’에 대한 것인지 ‘해석’에 대한 것인지를 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 의외로 사회에서 ‘나는 김희선이 더 좋은데, 너는 왜 이효리를 더 좋아하냐’ 라는 반박할 수 없는 문제로 자주 다툼이 일어난다.
- 내가 한 문장을 썼을 때 남들이 반박할 수 있게 하려면 반드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논거가 없는 취향의 표현은 반박도 평가도 할 수 없다.
- 마지막 글 잘쓰는 비결 –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녀라. 생각은 구름과 같은 것이라 번뜩하고 사라져 버린다.’
아래는 동영상 링크 모음
- http://www.youtube.com/watch?v=eAQunxibAC8
- http://www.youtube.com/watch?v=bbXiQlrRwjE
- http://www.youtube.com/watch?v=VcC6VmI1o6I
- http://www.youtube.com/watch?v=an-aHhqYpkM
- http://www.youtube.com/watch?v=xfdg7m7bJ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