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이란

늙어감이란 세상에서 놀라운 일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어제 집에서 학교로 올라오는데 웬 남자 커플이 캠퍼스 한복판에서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ㄷㄷ 샌프란시스코가 그런 건지 캘리포니아가 그런 건지 여기는 이런 이슈에 대해서 워낙 자유로워서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긴 하지만, 역시 이방인의 눈에는 어색하긴 했다. 하지만, 이제 나도 드는 생각이 ‘뭐 살다보면 이런저런 사람들이 다 있지’ 정도다.

나이가 들어감이란 기쁜 일도 줄어들고 슬픈 일도 줄어들고 놀랄 일도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머니 말씀 들어보면 나는 어렸을 때 이것저것 참 많이 물어보고 다녔단다. 바퀴는 왜 동그랗게 생겼냐는 고전적인 질문부터 나무는 왜 초록색이냐, 신호등 건너는 신호는 실제 초록색인데 왜 파란색이라고 부르냐는 둥. 그 어린 눈에 놀랍고 신기하지 않은 것이 뭐가 있었을까.

다행히 어머니께서 선생님이셔서 그런지 그런 질문에 최대한 자세하게 대답해 주셨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지금도 호기심은 많은 편인 것 같다. 나도 나중에 애가 생겨서 이것저것 물어보면 최대한 자상하게 대답해 줘야겠다. 사람살이는 역시 내리사랑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