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the rain kiss you. Let the rain beat upon your head with silver liquid drops. Let the rain sing you a lullaby. — Lanston Hughes
(번역은 못하겠네요. ‘Let it be.’ 같은 문장은 우리말로 번역하기 어렵군요.)
수은은 아주 오래 전부터 알려진 금속 원소 가운데 하나다. 금속 중에서는 유일하게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니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불투명한 은색을 띄면서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영어로는 퀵실버(Quicksilver) 라고도 불린다. 표면장력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바닥에 떨어지면 물처럼 퍼지는 것이 아니라 동그란 방울로 뭉쳐서 굴러다니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상온에서 유일한 액체금속이라는 특징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금속 특유의 반짝거리는 성질을 함께 가지기 때문에 잘 닦은 은구슬 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체인 “중금속”이기 때문에 기화가 많이 되어 더 위험하다. 이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굴리고 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고대에는 수은으로 화장품 만들어서 쓰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수은 중독으로 많이 죽었다고 한다.
금속끼리 섞인 것을 합금이라고 하는데 수은도 금속이기 때문에 다른 금속과 혼합물을 만든다. 수은의 혼합물은 특별히 아말감(Amalgam)이라고 부른다. 처음에 들었을 때 순우리말인줄 알았다가 영어 스펠링이 존재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특히 수은은 상온에서 액체이기 때문에 합금을 만드는 과정도 다른 고체 금속들 사이의 합금을 만드는 것보다 수월하다. 은-수은 아말감은 치과에서 이빨을 때울 때 사용되기도 한다. 아말감 상태이기 때문에 인체에는 거의 무해하다는 주장과 유해하다는 주장이 있어 2006년에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사이에 논란이 있었다. 금-수은 아말감은 금을 추출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수은은 과거에 금을 만들려던 연금술사들에게 인기있던 품목 중 하나였다. 연금술사 중 많은 수도 수은 중독으로 죽었으리라.
고등학교 실험실에서 수은을 사용해서 실험할 일은 거의가 아니라 아예 없다. 다만, 실험실에 수은이 한 병 있어서 병을 들어본 적이 있다. 물파스 만한 크기의 플라스틱 통이었는데 무게는 1.5리터 음료수 무게 정도로 느껴졌다. 말로 전달하기가 쉽지 않지만 생각보다 정말 무겁다. 마치 통이 자석으로 땅에 붙어있는 느낌이다. 사람들은 보통 생활에서 쓰이는 물질의 밀도에 대해서 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물체의 부피를 보면 무게를 예상할 수가 있다. 우유나 물 1리터는 어느 정도 무게일지, 유리구슬은 어느 정도 무게일지, 집어 들면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은통을 들 때, 그 작은 부피가 주는 그 엄청난 무게감은 참으로 이색적이었다. 실제 수은의 밀도는 물의 약 13배이다. 500ml 맥주잔에 수은을 따라 놓으면 그 질량이 약 7kg 정도 된다. 맥주잔 열세잔을 들 힘으로 수은잔 한 잔을 들어야 하는 것이다.
수은을 쏟는다고 하면 실험실에서만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은 온도계에도 액체 상태의 수은이 그대로 있고, 형광등에도 수은 증기가 들어있다. 액체 수은을 쏟았을 때는 이걸 치운다고 빗자루로 쓸거나 강하게 치면 방울이 쪼개지면서 보이지도 않는 작은 조각으로 촤르륵 흩어지게 된다. 우선 기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난방기구를 모두 정지시키고 방울을 최대한 크게 유지하면서 쓰레받기 등으로 모아서 밀폐된 비닐봉지에 담은 후 폐기처분해야한다. 하수구에 버려도 안 된다. 꺾인 관에 고여서 지속적으로 기화하기 때문이다. 혹시 싱크대와 같은 굽어진 하수구에 버렸다면 하수구 자체를 떼서 교체해야한다. 일설에 황과 반응하고나면 안전하게 된다고 하여 황가루를 구해서 뿌릴 수도 있는데 이는 사실 효과 없는 대처법이다. 황가루와 수은은 평상 생활 조건에서는 반응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수은의 또다른 이용 사례는 건전지다. 주로 납짝하게 생긴 단추모양의 전지가 수은전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지 기술이 많이 좋아져서 대부분의 전지는 이제 수은을 사용하지 않지만, 작고 납작한 작은 부피와 오래 가는 전지에는 아직 수은이 쓰인다. 최근에는 환경 운동의 영향으로 사용이 점차 규제되는 추세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과 비교했을 때 국민혈중 수은농도가 7배 가량 높다고 한다. 이는 아무래도 아시아 지역이 중금속 오염에 대해서 지난 수 십년간 서방 국가에 비해서 신경을 덜 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수은은 생체에서 거의 배출이 안 되고 축적되기 때문에,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가면서 점차 많은 수은이 쌓이게 된다. 인간은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셈이니 주변 환경에 끼친 영향을 결국 그대로 되돌려 받는다 할만하다. 국제적으로는 지난 2월에 전 세계 140여 나라가 국제 수은사용 금지조약 협상안에 동의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수은은 여러 화학반응의 촉매로도 쓰이고..유.무기 수은은 일상생할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수은이 누출되었을때….최대한 모아서 황가루(밀가루와 같은 분말상태의 황)와 혼합시킨뒤 쉐이커나 바이브레이터로 흔들어주면(약15분~2시간) 까만색의 HgS(연필심 갈아 놓은것 처럼 보입니다)로 변합니다….이상태로 폐기처분 하면 됩니다…
아, 바이브레이터로 흔들어주면 반응하는 것이었군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