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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며 – 캘리포니아 대장정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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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떴더니 10시 반이다 -_- 한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여서 늦어도 8시에는 일어나서 출발하려고 했는데 이제까지 운전을 많이 한 피로가 있었는지 제대로 늦잠을 자버렸다. 어차피 늦었으니 그냥 슬슬 차를 몰고 나오기 시작했다. Tahoe에 간 김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호수라도 보고 돌아오려고 했는데, 늦잠을 자서 그건 좀 무리였다. 이번 여행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하니 별로 사진 찍을 생각도 안 들어서 사진은 하나도 없다. -_- 한 세 시간 운전을 하니 슬슬 눈에 익은 도시 이름이 고속도로 표지판에 나오기 시작했다.

버클리에 드디어 도착해서 AVIS에 차를 반납하고 보니까 출고할 때 4600마일 정도였던 차가 6000마일도 넘게 찍혀있었다. 나 혼자 4일간 1400마일(2240km)을 운전한 것이었다. 석원이가 3년간 차를 몰면서 15000마일을 달렸는데 내가 4일간 1400마일을 달렸으니 얼마나 많이 달린 것인지 조금 감이 왔다.

그렇게 오랫동안 다녀온 여행도 아닌데, 집으로 돌아온 기분은 참 미묘했다. 뭔가 안도의 한숨과 함께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기도 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 나를 기다리는 건 밀린 설거지. -_- 후아. 출발하는 날 너무 급해서 카레 설거지도 못 하고 갔는데, 카레가 썩다 못해서 아예 분해되어 있었다. 쩝. 집안에 썩는 역한 냄새도 좀 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설거지를 하는 것으로 캘리포니아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