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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캘리포니아 대장정 7/7

이 때까지는 미국의 여러 도시들이 머릿 속에 따로 떨어진 섬들처럼 느껴졌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샌프란시스코, LA는 LA, 라스베가스는 라스베가스. 웬지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갈 수 없을 것 같이 떨어져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이런 도시들이 정말, 정말로 “육지”로 붙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얼핏 듣기에 당연한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한국 같이 전 국가가 거의 한 도시에 집중 되어 있는 그리고 섬 아닌 섬나라에서 25년간 자라온 나로서는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다. 이렇게 큰 육지가 정말 있구나. 내 발로 직접 이렇게 돌아 다닐 수 있는 땅이 이렇게 넓었구나. 그런 느낌이다.

만약 나중에 통일이 된다면 부산에서 출발해서 서울 => 평양 => 베이징 => 몽고 => 시베리아 벌판 => 모스크바 => 베를린 => 파리 => 마드리드까지 배낭 하나에 자동차 한 대만 몰고 가는 여행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많은 젊은이가 토익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포부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아쉬움 아닌 아쉬움도 들었다.

아무튼! 앞으로 이런 여행을 할 때 기억할 점 3가지!

  • 이런 혹독하게 장거리인 로드트립은 자기 차로 하면 안 된다. -_- 자갈밭도 달려야 되고 모래밭도 달려야 되는데 차가 아주 거덜이 난다.
  • 차량 정비의 기본 지식 정도는 갖추고 출발하자. 이번 여행에서는 별 일 없었지만, 예를 들어 냉각수라도 다 떨어졌다든지 그런 경우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뭐 그런 생각은 좀 해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유서 써 놓고 출발하자. (이건 농담 -_-; )

돌아온 직후에는 “원래 다음에는 아래 지도 같이 미국 전체 일주를 한 번 해볼려고 했는데,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ㅎㅎ” 라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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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여행을 마치고 일주일 정도 지난 지금은 오히려 좋은 기억만 남게되었다. 가끔 가다가도 문득문득 끝없이 펼쳐진 “대륙”을 내 몸으로 느끼며 달리던 그 순간순간들이 떠오른다. 이건 정말 마치 장거리 여행에 중독된 느낌이다. 막상 여행직후에는 피곤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이 기억마저도 미화되나보다. 이래서 어머니들께서 아이를 낳을 때 그렇게 힘들었으면서도 다시 애를 낳는 것일까. 이번 여름은 무리겠지만, 언젠가 꼭 한 번 미국 횡단은 해 보고 싶다고 결심했다.

총 비용 대강 정리

  • 차량 렌트 – $250
  • 기름 – $100
  • 밥 – $100
  • 숙박 – $50

합계 –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