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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의 사망신고

신문에 보면 부고(訃告)란이 있다. 세상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 알리는 곳으로 알고 있다.

오늘 아침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으면 블로그, 미니홈피 같이 인터넷에 남은 내 아이덴티티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가족, 친척을 포함해서 가까운 친구들이야 그 사실을 알게 되겠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된 사람들은 ‘이제 블로그/미니홈피 운영 안 하나?’ 또는 ‘이 메일 주소 이제 안 쓰는건가?’ 라고 잠시 생각하고 떠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아는 인터넷이 나온지 약 20년 정도 되었다. 주로 인터넷, 특히 블로그를 사용하는 인구는 10~30대 정도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죽음을 생각하기에는 조금 이른 나이다. 이 정도의 시간이 앞으로 다시 한 번 흐르면 이 세대의 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기 시작할 것이고, 현실 정체성의 죽음과 가상세계에서의 정체성 사이를 연결하는 모종의 풍속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런 의미에서 되돌아 보면 왜 ‘결국 돌아갈 곳은 가족 밖에 없다’라고 하는지 조금 이해가 된다. 나는 결국 그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인생의 시작과 끝을 함께할 것이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