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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bora

  • 산다는건 참.

    오늘은 길을 걷다가 땀이 날 정도의 포근한 날씨였다.거의 반년만인 것 같다.
    매일 보던 목련나무에서 갑자기 꽃이 피고.
    이름 모를 어떤 나무에선 연두색 이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난 매일 눈을 뜨고 다녔는데, 눈을 감고다니다가 오늘 처음 눈을 뜬 것 같다.
    봄이란 녀석, 손꼽아 기다릴 때는 그렇게 멀어보이더니 원래부터 거기 있었다는 듯 그렇게…
    ————————————————————————————

    봄을 본 내 마음은 하루종일 진정이 되지 않았다
    이젠 더이상 차갑지 않은 바람을 쐬면서 다리가 붓도록 걸어다니고 싶었는데
    왠지 걷고 나면 주체할 수 없을만큼 쓸쓸해질거 같아서.

    도서관에서 숙제를 하다가 컴퓨터가 땡깡을 부려서
    홀딱 날려먹었다;
    쓰기 싫은글을 쓰는거 만큼 비참한 일도 없는데.
    억지로 머리를 쥐어짜내고 있노라면
    많이 좋아한 사람을 억지로 싫어해야 될 때의 기분이랑 비슷한 기분이 든다.
    속이 메스꺼워지면서 눈앞이 캄캄하고 아무것도 생각이 안난다.

    몸을 베베꼬면서 겨우 완성해서 저장버튼을 눌렀는데 갑자기 컴이 죽어버린 것이었다.
    흐흐
    죽을려면 지 혼자죽지
    내 논평은 왜 데려가~
    나쁜녀석*_*

    화풀이로 집에가다 빵집에 들렀다.
    이름표를 달지 않은 여러가지 빵이 뒤섞여 있었는데,
    ‘제발 팥빵만 아니었으면’ 하고 그중에 한 녀석을 집어들었다
    놀랍게도 한입 먹어보니 팥빵이었다.
    팥빵 하나에 한없이 우울해졌다
    -_-
    그러다가 천호역에 내리자마자 온 지하철이 상일동행이라서 갑자기 기뻐졌다.
    난 참 단순한 사람이다-_-;

    산다는건 참.
    후훗

    “보랗게 웃자. 너의 밝음이 좋아”
    내 친구 대화명이다.
    보랗게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