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와서 적응하면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제 202 기말고사를 쳤고, 214 보고서 제출하고나니 어느덧 한 학기가 끝났다. 이제 다들연말연시를 맞아서 가족들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버클리는 일종의 대학 도시이다 보니까 방학 때는 도시가 정말 썰렁하다고 하는데 얼마나 썰렁할지 한 번 지켜봐야겠다.
그나저나 어제 학기가 끝나는 것을 기념해서 이것저것 이벤트들이 좀 있었다. 먼저 Bob이라는 그 교수님이 와인을 한 스무병 들고 와서 애들이랑 같이 와인테이스팅을 하고 와인 맛을 tag로 표현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School of Information이다 보니까 tagging하고 그런 것이 거의 직업병인가보다. 어찌되었든 와인을 마시는 이벤트긴 했지만 그것을 수업과 결국 연결해서 진행하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Bob은 학계가 아니라 업계에서 일을 하다가 교수를 하게 되셔서 그런지 참 여러모로봐도 특이한 스타일의 교수님인 것 같긴 하다. 이것도 곧 사진을 올려야겠다.
다른 하나는 애들과 함께 이 동네의 노래방이라는 곳을 가봤는데, 정말 후지다. -_- (물론 이 것 하나만 가보고서 성급히 일반화 하면 안 되겠지만) 가장 골 때리는게 중앙에 화면이 있어서 애들이 다 같이 가사를 볼 수 있는게 아니라 노래 부르는 사람만 가사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무슨 재미?’ 라고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애들은 지들끼리 춤추고 잘 놀더라. 여기 와서 느끼는 점 중에 하나가 애들이 전반적으로 건전하고도 재미있게 잘 논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같으면 ‘저거 가지고 뭐 그렇게 재미있어하나’ 싶을만한 것 가지고도 알아서 재미있게 잘 노는 듯 싶다. 어제 노래방에서 애들이 춤을 췄다는 것도 뭐 퇴폐스러운 그런게 아니라 마치 댄스스포츠 수업 같은데서 배울법한 그런 춤을 재미있게 잘 추더라는 것이다. “쉘위댄스” 같은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스타일? 아무튼 그래서 나도 노래를 하나 골라서 I believe I can fly를 불렀는데 나름(-_-) 호응이 좋았다. ㅎㅎ 한국의 노래방에 단련되어서 그런지 여기 애들 보다 마이크를 더 잘 쓰는 것 같다. -_-
아무튼 이래저래 몸은 피곤하면서도 재미있게 지나간 하루였다. 아래에 사진들을 쭉 올려놨었는데, 오늘 이사 하는 것 관련해서 일을 좀 처리하고 아래 사진들 설명이나 포스팅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