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욕타임즈에서 흥미로운 사설이 나왔길래 일부분만 발췌해서 ‘발’번역해 본다. 21세기 미국 대학교육이 처한 환경변화를 지적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원문보기 – End the University as We Know It
Kant, in his 1798 work “The Conflict of the Faculties,” wrote that universities should “handle the entire content of learning by mass production, so to speak, by a division of labor, so that for every branch of the sciences there would be a public teacher or professor appointed as its trustee.”
칸트는 1798년에 대학들은 “교육 컨텐츠를 학문별 분업을 통해서 공급해야 한다. 말하자면, 대량생산 체제랄까”
Unfortunately this mass-production university model has led to separation where there ought to be collaboration and to ever-increasing specialization.
하지만, 이런 대량생산 방식의 대학 모델은 각 학문 분야에 파고 드는 것만 강조하게 되었고, 협력이 있어야 하는 곳에 마저도 분열이 발생하게 하였다.
If American higher education is to thrive in the 21st century, colleges and universities, like Wall Street and Detroit, must be rigorously regulated and completely restructured. The long process to make higher learning more agile, adaptive and imaginative can begin with six major steps:
미국 고등교육이 21세기에도 잘 나갈려면, 대학들은 월스트리트나 디트로이트(옛날 자동차 산업이 부흥했던 것을 지칭하는 듯)와 같이 철저한 규제와 함께 완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고등교육을 더 민첩하고, 적응력 강하고, 상상력을 불어넣는 교육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은 다음 6단계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1. Restructure the curriculum, beginning with graduate programs and proceeding as quickly as possible to undergraduate programs. The division-of-labor model of separate departments is obsolete and must be replaced with a curriculum structured like a web or complex adaptive network. Responsible teaching and scholarship must become cross-disciplinary and cross-cultural.
1. 대학원부터 시작해서 학부까지 커리큘럼을 재구성해야한다. 학과별로 나눠서 연구하는 모델은 21세기에 맞지 않으며, 웹이나 복잡적응계와 같이 구성된 커리큘럼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학제간, 다문화간 수업과 장학금이 충분히 활성화 되어야 한다.
2. Abolish permanent departments, even for undergraduate education, and create problem-focused programs. … It is possible to imagine a broad range of topics around which such zones of inquiry could be organized: Mind, Body, Law, Information, Networks, Language, Space, Time, Media, Money, Life and Water.
2. 대학원 뿐만이 아니라 학부 과정에서도 기존 학문적 구분을 철폐해야한다. 보다 문제해결에 집중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중략) 다음과 같은 학문적 주제를 중심으로 학교가 조직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음, 몸, 법, 정보, 네트워크, 언어, 공간, 시간, 미디어, 돈, 삶과 물.
3. Increase collaboration among institutions. All institutions do not need to do all things and technology makes it possible for schools to form partnerships to share students and faculty. Institutions will be able to expand while contracting.
3. 학교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모든 학교가 모든 분야를 잘 할 필요가 없으며, 기술이 학교 간에 학생과 교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학들은 물리적으로 축소되지만, 동시에 더 넓게 확장되는 것이다.
4. Transform the traditional dissertation. … For many years, I have taught undergraduate courses in which students do not write traditional papers but develop analytic treatments in formats from hypertext and Web sites to films and video games. Graduate students should likewise be encouraged to produce “theses” in alternative formats.
4. 졸업 논문 형식을 바꿔야한다. (중략) 몇 해간, 학부 과목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논문 대신에 웹 페이지, 비디오 등을 만들도록 하였다. 대학원생들도 이와 비슷한 것을 만들도록 장려되어야 한다.
5. Expand the range of professional options for graduate students. Most graduate students will never hold the kind of job for which they are being trained. It is, therefore, necessary to help them prepare for work in fields other than higher education.
5. 대학원생들의 직업적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은 아마 교육받은 딱 그 일을 하며 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 이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야 한다.
6. Impose mandatory retirement and abolish tenure. Initially intended to protect academic freedom, tenure has resulted in institutions with little turnover and professors impervious to change.
6. 의무퇴직을 도입하고 정년제도를 폐지한다. 정년제도는 처음에 학문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대학은 교수진이 거의 바뀌지 않고, 교수들은 변화를 꺼려하는 현상을 낳았다.
이 중에서 몇몇 주장은 좀 과격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상당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다. 나도 사실 대학에 다니면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깨져나가고 있는 정년 제도가 왜 유독 대학에서만 강력히 지속되는 것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처음에 도입될 때 학문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지금 보기에는 그 해악이 장점보다 더 큰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글 저자는 정년 대신에 7년 계약제를 제안한다.
1, 2번 주장은 학제간 프로그램에 대한 것이다. 서울대에도 09학번부터 학제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들었고. 나도 지금 학제간 과정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학제간 프로그램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자기 스스로 계속 자기 교육의 프로그램을 디자인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스스로 책임을 지게 되고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도 있지만, 그냥 따라가려고만 생각한다면 상당히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3번을 읽으면서는 앞으로 보다 활발하게 대학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본다.
4번과 5번을 보면 대학원생들을 학계 외의 다른 업종에도 적합하도록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얘기인듯 하다.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언급한 것이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빠른 순으로 놓으면 기업 > 노동조합 > 정부 > 학교 순서일 것이다.” 라고 했다. 어찌보면 줄글로 된 논문이 의견 교환의 주요 매개인 것이 학계가 변화에 느리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