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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전문(全文) 획득

예전에 칼의 노래를 읽고 나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인터넷에서 가끔 찾아보곤 하였다. 그런데 전문(全文)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어 고심하던 차에 어젯밤에 구글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했다.

http://dental-lab.co.kr/bbs/data/free/14929_%B3%AD%C1%DF%C0%CF%B1%E2.txt

메모장 파일로 되어 있으니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듯.

난중일기 전체를 쭉 훑어보다보니까 마치 이순신 장군의 블로그/미니홈피를 읽는 듯 하였다 -_-;

예를 들어,

3월 28일 [양력 5월 9일]<무자>맑다.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 활 열 순을 쏘았는데, 다섯 순은 모조 리 다 맞고, 두 순은 네 번 맞고, 세 순은 세 번 맞았다.

이렇게 날씨와 활을 쏜 이야기를 꼬박꼬박 적어 놓은 것이나,

5월 6일 [양력 6월 20일]<병신> 맑다. (전략) 아침저녁으로 그립고 설운 마음에 눈물이 엉기어 피가 되건마는 아득한 저 하늘은 어째서 내 사정을 살펴주지 못하는고! 왜 어서 죽지 않는지. (후략)

이렇게 슬픈 감정을 토로하면서 “후.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라는 참담한 심정을 적어 놓은 것이라든지 말이다. (일기를 읽다보면 몸이 중간중간에 아파서 피식피식 쓰러져 있는 대목도 종종 나온다.)

사실 요즘 싸이월드나 블로그를 하면서 개인의 기록을 적은 것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더 대단하게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전쟁 와중에 블로그 운영? 그것도 종이로 된 블로그? 응? 정말 무서운 기록정신의 소유자임에는 분명한 듯 하다.)

일기의 백미 중에 하나로 꼽는 것은 명량 해전을 마치고 돌아와서 일기를 쓴 것이다. (아니 그런 엄청난 전투를 치르고 집에 와서 싸이월드에 일기를? ㄷㄷ) 그 날짜 일기에 보면 유명한 아래와 같은 기록들도 남아있다.

9월 16일 [양력 10월 26일]<갑진> 맑다. (전략) 나는 배 위에 서서 몸소 안위(안위)를 불러 이르되, “안위(안위)야, 군법에 죽고 싶으냐? 너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 도망간다고 해서 어디 가서 살것 같으냐?” 고 하니, 안위(안위)가 황급히 적선 속으로 돌입했다. (중략) 이 것은 참으로 천행이다.

그 날짜 일기의 끝은 “이 것은 참으로 천행이다.”로 맺어진다. 한 마디로, “후.. 진짜 운이 따랐다.” 라고 한숨을 돌리며 일기를 쓰고 있었을 장군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무튼 이순신 장군은 내게 있어서는 리더로서의 롤모델과 같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마지막으로 어록 하나만 옮겨 적어 놔야겠다.

丈夫出世 用則效死以忠 不用則耕野足矣.
대장부로 세상에 나와 나라에서 써 주면 죽음으로써 충성을 다할 것이요. 써주지 않으면 야인이 되어 밭갈이하면서 살리라.

http://www.choongmoogongleesoonsin.co.kr/sub_04/sub_04_03.asp

그래. 나도 시대의 부름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