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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rice Ravel – Tzigane

스누라이프 할 때에 호견이 형의 추천으로 접하게 된 곡. 대학 때 잘 들었다고 생각하는 수업 중에 하나가 “현대 음악의 이해”다. 진짜 개아스트랄한 곡들을 그 때 많이 알게 되었다. 쉔베르크 정도의 무조음악 레벨까지는 좀 힘들어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 중간 쯤에 있는 드뷔시나 라벨 정도의 현대음악가들 노래는 귀에 잘 맞게 된 것 같다. 이 곡도 보면 지금까지 꽤 많이 들었는데 아직까지도 구조를 잘 모르겠다.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A – A’ – B – A 뭐 이런 식으로 잘 정리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아는 사람이 들으면 그 구조가 보이겠지만 뭐. 중간쯤 지나다 보면 기타 치듯이 줄 뜯고 치고 하는 부분들도 좀 나온다.

나는 기타를 치기는 하지만 바이올린이 참 좋다. 다른 것 보다 살가죽과 마음을 죽죽 찢어버릴 것 같은 음의 질감이랄까. 듣기 좋은 소리와 칠판에 손톱 문지르는 소리의 사이에 있는 그 질감. 그게 감정을 폭발적으로 몰아가고 정신을 몰입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바이올린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미분음을 낼 수 있다는 것. 기타는 보면 프랫이 discrete하게 나눠져 있어서 낼 수 있는 음이 정해져 있다. 물론 조율을 이상하게 하면 중간음들을 낼 수야 있겠지만, 음들 사이에 상대적 간격은 정해져 있는 셈이다. 반면에 바이올린은 손가락으로 짚는데로 소리가 나니까 좀 더 아스트랄해질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