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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근황. 방금 또 발표 하나를 마치고 돌아와서.

방금 한 수업의 발표를 또 마치고 돌아왔다. IT Economics, Strategy and Policy라는 수업인데, Social Networking 관련해서 한 학기 동안 작업한 것을 발표했다. 교수님께서도 칭찬해 주시고 앞으로 더 발전시킬 여지가 많은 주제를 잘 골라서 작업했던 것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지난 주말 포함해서 요 며칠 사이에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선 지난 금요일에는 운전면허 실기 시험도 붙어서 이제 면허증을 발급받게 되었다. 친구 중에는 7번까지 떨어졌다는 애도 봤는데, 한 번에 붙고 나니까 조금 얼떨떨하기는 했다.

그리고 더 큰 것은 다음 학기에 한 교수님 밑에서 연구조교로 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Bob Glushko라는 교수님인데, 사업을 3가지 정도 해서 성공적으로 exit하고 지금은 천 억대 부자라서 학교에 기부도 하고 관심 있는 학생들을 RA, TA로도 많이 쓰시는 열정적인 교수님이다. 아마 디자인 방법론에 대한 연구를 할 것 같은데, 이것 역시 여기 오기 전부터 흥미를 가지고 있던 분야라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Bob에게 제안을 받은 것이 다음 학기 웹 프로그래머로 다른 곳에 지원해서 뽑혔다는 연락을 받은 바로 다음 날이었다. 지난 토요일이었는데, 그래서 상황이 좀 묘하게 되어 버렸다. 우선 웹 프로그래머 자리에는 하기 힘들 것 같다고 최대한 정중하게 메일을 보내놨는데 답장이 없는 걸 보니 그 쪽 교수님도 많이 화났거나 그냥 답장이 없는 것이거나 뭐 그럴 것 같다.

Bob은 왠지 모르겠지만 나를 잘 봤나보다. 정말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늘 만나서 확답을 들을 때, “너처럼 재능 있는 애가 그냥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것은 보기 안타깝다. 말도 안된다.”라고 말씀을 하셨다. 스스로 띄우는 것 같아서 좀 낯 뜨겁긴 한데, 그래도 한국에서는 교수님들이랑 연구 아이디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 했었는데, (물론 학부여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대부분 교수님들이 다 너무 오픈되어 있으시다. 내가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냥 찾아가서 이야기해보고 괜찮으면 더 발전시켜보고. 정말 iSchool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여기 와서부터 계속 하고 있다.

이제 이번 겨울 부터 본격적으로 디자인 방법론이나 소셜 네트워크 관련된 연구를 해볼 것을 생각하니까 흥분이 된다. 정말 갑자기 일이 확 풀려버렸다. 세상에 어느 학교에 가서 디자인 방법론과 시뮬레이션 연구를 동시에 해볼 수 있을까. iSchool 아니었으면 이런 곳 찾기도 힘들 것 같다. 여기 와서 수업 시작하면서부터 생각한 것이지만 정말 학교 선택은 잘 했던 것 같다.

우선 오늘 발표 때문에 어제 한숨도 못 자서 이제 좀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