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 구경하다가 오랜만에 피구왕 통키의 슛에 대해서 얘기가 나오면서 슛장면들이 몇 개 보게 되었다. 피구왕 통키라면 90년에 국민학교 입학한 남자 아이들이라면 대부분 알 바로 그 만화. 10년도 넘어서 세상이 좋아져서 인터넷으로 다시 보니까 격세지감과 함께 완전 감동이 쓰나미처럼 몰려와서 블로그에 보관 겸해서 정리해 놓을까 싶다. 정말 당시에는 통키 놓치면 울고불고 난리를 쳤던 것을 지금 생각하면 쪽팔려 죽겠다 -_- 불꽃슛이네 파워슛이네 쏘겠답시고 배구공 들고 설치던 것 생각하면 쪽팔릴 것도 없이 아주 손발이 오그라든다.
민대풍 – 회전회오리슛
타이거와 더불어 최강의 간지가 민대풍 아닐까 싶다. 게다가 이번에 동영상 찾다가 보니 성우가 엑스파일의 멀더 성우였다는… ㄷㄷ 아래 동영상의 “그만 경기를 끝내자” 라고 말하는 목소리는 15년만에 들었는데도 등골이 서늘할 정도의 간지. 민대풍 테마도 매우 좋다. 뭔가 슬픔과 결의가 함께 어린 느낌이랄까. 어렸을 때는 사람이 돌면서 공을 던진다고 공이 나선형 궤도로 나갈리는 절대 만무하다는 사실을 왜 몰랐나 모르겠다. 이거 실제로 돌면서 던져 봤다는… 아 쪽팔려 ㅎㅎ
용칠/용팔 – 크로스슛, 나한상 – 스위치슛
이제는 “간다 용팔아!” 이 대사가 왜 이렇게 웃긴지 -_- 스위치슛은 그나마 인간 수준에서 연습해 볼만한 슛이었다. 대강 머리 뒤로 공을 잡고 있다가 두 손 중에 아무 손이나 골라서 던지면 되는 거니까. (사실 머리 뒤가 아니라 아에 등 뒤로 손을 넘겨서 목 뒤가 아닌 등 뒤에서 공을 잡아야 되는데 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거의 요가 수준의 자세임 -_-) 아무튼 스위치슛의 치명적인 문제는 어떤 손으로 던지는지 모른다고 받는 입장에서 공 잡기가 힘든게 아니라는거다. -_-
장도끼 – 도끼슛
이름으로 치면 제일 섬뜩한 슛. 그런데 특징과 발동 조건이 뭔지 모르겠다 -_- 던지는 사람 이름이 도끼면 도끼슛인가.
태백산 – 파워슛
이거도 따라해볼려고 애썼다. 하지만 공에 바람을 뺴지 않는 이상 공을 저렇게 압축시키는 것은 불가. 공이 터지고 말지. 당시에는 공을 저렇게 누를 수 없는 내 부족한 팔힘을 탓했었다. 더 큰 문제는 공을 누른다고 저렇게 강한 슛이 나가는 것도 아니라는 것. 누르면 그냥 다시 펴지겠지. 에휴..
타이거 – 번개슛, 통키 – 불꽃슛
역시 통키의 라이벌은 타이거. 짜리몽땅 통키와 달리 수려한 외모와 든든한 재력으로 민대풍과 함께 피구왕 통키의 간지 라인을 담당했던 캐릭터. 어쨌든 막판에는 통키의 불꽃슛에 털림. 어렸을 떄 번개슛을 연습해보지 않았던 것은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_-
“난 지금 기분이 최고야! 난 피구가 무지무지 좋아!” 손발이 오글오글 ㄷㄷ
이 밖에도 무지개슛이나 권총슛(?) 같은 것도 있었던 것도 기억난다.
하아… 정말 통키는 지금 봐도 재미있는 걸 보니 나의 세대가 공유하는 전설적인 만화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그 때, 참 별 생각 없이 만화 볼 때가 즐겁고 행복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