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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프로야구 구단 창단?

어제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하이오잉크라는 사이트를 가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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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마스코트로 한 하이오잉크 홈페이지. 돼지 캐릭터도 나름 귀엽게 잘 만들어놨다.

얼핏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사이트인데, 이 사이트가 주장하는 바가 놀랍다. 수원 연고지의 한국 프로야구 아홉번째 구단을 창단한다는 것이다. 별다른 해악이 없는 사이트라면 그냥 넘어갔을텐데 “시민주”라고 돈을 입금받고 있었다. 피싱 사이트라는 생각이 딱 들긴 했지만, 사이트를 너무 깔끔하게 만들어 놓아서 지금도 좀 긴가민가하다. (돼지 마스코트도 꽤나 ‘청초’한 것이 귀엽다 -_- 시간 되면 꼭 한 번 가보시길)

내가 판단을 내릴 사항은 아닐 것이고, 궁금한 사람들은 꼭 KBO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글을 참조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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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보고 있자니 말로만 듣던 피싱 사이트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봤다. (사실 하이오잉크는 결제정보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이트는 아니니 엄밀히 피싱 사이트라고 보긴 힘들 수도 있을텐데, 그러면 전반적인 ‘가짜’ 사이트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것으로 치고)

만약 네이버와 비슷한 모양을 한 ‘내이버’ 라는 사이트가 있다면 어떨까?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속지는 않을 것 같다. 평소에 워낙 많이 보던 사이트라서 1픽셀이라도 차이가 나면 그 미묘한 차이를 ‘뭔가 찜찜한 감정’으로 느끼게 될 것 같다. 내 생각에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주요 인터넷 업체의 홈페이지를 베껴서 피싱 사이트를 만드는 것은 별로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사용자들은 생각보다 민감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누군가에게 들어본 적이 있다.)

그와 반대로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유명하지만 온라인 채널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기관을 사칭하는 것이 제대로 낚시질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위의 하이오잉크 사례에서 보듯이 나도 지금도 긴가민가하는 이유가 “진짜” 야구구단의 홈페이지를 가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LG, 롯데, 기아 등 현실에 야구 구단이 있다는 것이야 자명하게 알고 있지만, 이들의 홈페이지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낼 스스로의 기준이 잘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마음 속으로는 ‘하이오잉크 = 낚시’라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있긴 하지만.)

정부 기관이 별도의 도메인 체계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보면 다행인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생각해 보고 나니까 이렇게 낚시 사이트를 만들었을 때 제대로 먹힐 기관이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상상을 해보게 됐다. 요즘 김연아 선수가 많이 유명해졌으니,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협회’ 뭐 이런 것을 사칭한 사이트는 어떨까. (실제로 그런 협회가 있는지는 모름. 아마 한국빙상연맹에서 일괄 관리하는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 아니면, ‘한국 봅슬레이 협회’ 라든지.

조금 더 일반화해서 생각해 보니, 한 집단이 다양한 채널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이런 식의 진짜-가짜 이슈가 생기기 쉬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