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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에 대하여

1. 중복이 많은 한국 이름

그저께 Bob, Karen과 방학 때 RA하는 것과 관련해서 스카이프로 전화 미팅을 했다. 미팅을 마치고 Bob이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겠다며 하는 얘기가, 자기가 스카이프에서 나를 찾아서 등록하려고 Find에서 “Hyunwoo Park”을 쳤더니 사람이 너무 많이 나오더라는 것이다. 거기서 그쳤으면 좋은데, 그래서 그 중에 온라인인 한 명을 그냥 골라서 스카이프로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_- 그 분은 한국에 계신 분인듯. -_-;;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가 끊었다는 — 즉 장난 전화를 했다는 — 얘기를 해줬다. 나이가 거의 환갑이실텐데 이런 것 말씀하시면서 해맑게 웃으시는 걸 보면 뭔가 동심이 느껴지기도 해서 신기하다. ;;

2. 미국 이름

여기 와서 보니까 한국 사람 중에는 확실히 영어 이름을 지어서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름의 스펠링이 간단하지 않은 이상 대부분 영어 이름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내 이름 “賢雨”의 뜻도 나름 좋아하고 그래서 결국 그냥 원래 이름을 쓰고 있다. (雨가 돌림자이긴 하지만 “어진 비” – ‘오랜 가뭄 뒤에 오는 비’ 라고 어거지로 해석하고 있다. -_-) 아무튼 Bob이 처음에는 나보고도 뭐 영어 이름 하나 지으라고 하더니 요새는 그냥 “HP” 라고 부른다. -_-; 그래도 내 이름을 뭔가 제대로 발음하고 싶어하는 모습은 감사하다. 한 몇 달 시도하시다가 포기하신 듯. ㅎㅎ

3. 이름 발음하는 방법 설명하기

한글 “현”을 영어로는 HYUN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얘네들이 잘 읽지를 못하는 것 같다. “히언”이라고 자꾸 발음하길래 나도 대강 그렇게 얘기해 주는데, 가끔 보면 “원래 발음은 뭐냐”라고 궁금증을 표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럴 때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얼마 전에 알아 냄. “Y와 U가 두 개의 음절로 분리되는게 아니라 그냥 하나의 음절(syllable)이라고 생각해라.”라고 얘기해 주니까 확실히 훨씬 한국 발음과 비슷하게 소리를 낸다. 한국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자기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한글의 로마자 표기를 읽는 법을 전파하고 다니면 한국 이름을 쓰는 것도 좀 편할텐데 아쉽다. 이것도 닭-달걀 문제 비슷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