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시간이 이렇게 길었다니 – 노르웨이의 두 배

얼마 전에 인터넷에 흥미로운 데이터가 없나 구경하고 다니다가 OECD에서 발표한 세계 각국 평균근로시간 자료를 보게되었다. 2005년까지만 있는 자료였는데, 우리나라가 너무 독보적으로 앞서길래 GDP와 비교를 해봤다. 2005년도 GDP 자료는 여기서 구했다. 아래에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서 1인당 GDP, 연간 평균근로시간, GDP/근로시간의 세 열을 비교해 봤다.

평균근로시간이 긴 것은 둘째치고 1인당 GDP가 높은 나라들이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 -_- 우리가 2만불 어쩌고 막 그러고 있을 때 3만불 가까이 찍은 나라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물론 인구가 적어서 전체 GDP는 그냥 작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놀라웠다. 원래 이 표를 그리려던 의도는 ‘우리나라가 GDP 순위로만 보면 되게 높지? 하지만 평균근로시간으로 나눠보면 시궁창인듯.’ 이런 얘기를 할려고 했는데, 위의 표에서는 GDP도 바닥, 근로시간으로 나눈 것은 더 바닥이다 -_-;;; 우리가 2005년에 연간 평균근로시간이 2300시간 남짓인데 일본이 1970년에 처음 집계될 때도 2200시간 정도 일하고 있었다. 지금 일본은 1700시간 정도. 유럽 국가들은 더욱 놀랍다. 노르웨이 1360시간, 네덜란드 1367시간. 우리는 얘네보다 일년에 거의 두 배는 더 일하는 것이었다. 후덜덜. 더 놀라운 것은 그러고도 노르웨이 GDP는 $40,000, 네덜란드는 $29,500이다. OTL을 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많이 논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많이 일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웰빙이니 유기농이니 삶의 질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좀 개그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검색을 좀 해보니까, 한국 근로시간 많은 것은 아예 위키피디아에도 대문짝만하게 나와 있었다.

출처: 위키피디아

도대체 뭐가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을 많이 하게 몰고가는 것일까. 하긴 일설에 따르면 그냥 널부러져 노는 것보다 일하고 있는 시간이 사실은 더 행복하다는 연구결과도 어디선가 들은 것 같긴하다. 다만,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긴하다. 우리나라가 행복도 조사에서 보면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일이 너무 좋아서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긴하다.

기업들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너무 비싸다고 하는데, 그 비싸다는 얘기 자체가 우리나라 사람들을 더 많이 일하도록 몰아세우는 것은 아닌가 싶다. 조금 덜 일하면 일자리를 금방이라도 남에게 빼앗길 것 같은 그런 정체를 알 수 없는 뒤쫓기는 느낌. 뭐 그런 것들이 이렇게 더 많이 일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이렇게 일은 많이 하고 GDP로 봤을 때 생산성은 안 좋고. 어디가 어떻게 꼬인 것일까.

뭔가 그냥 슬프다고 하긴 그렇고 조금은 서글픈 자화상이다.

12 thoughts on “우리나라 근로시간이 이렇게 길었다니 – 노르웨이의 두 배”

  1. 부국이 되는 길은 자원과 기술력 그리고 인력이 두루 갖추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자원도 없고 독보적인 기술력도 없었으니 인력에 올인하는게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빨리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게 된다면 그래도 인력이 부담하고 있는 부분을 어느정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2. 헐! 건태형 현우랑 어케아세요? 😀 놀라운 세상. 그나저나 사견으로는 한국에서의 근무시간은 긴 반면 근무 시간 중 집중도는 낮은 편이라고 생각. (우리회사는 아니지만 주식을 대놓고 하는 사람 등등.. 근무시간 중 업무외적인 활동 비중이 높은 듯.)
    미국인이나 일본인과 잠깐이나마 일해본 경험상 이런 인식이 좀 생겼는데, 편견이려나..

    아마도 한국은 face-time에 대한 압박이 큰 문화이기때문에 개인시간이 부족한 만큼 업무시간내로 개인일이 많이 끼어드는 듯.

  3. 우왕 1시간 당 GDP안습;;;
    하지만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다고 다 일하는 건 아니지 후후후
    2354시간에 “상관 퇴근을 기다리는” 시간도 들어있는 거겠지? ㅎㅎ

  4. 공감 10000% 입니다.ㅠ
    목요일부터 지금까지 학교에서 날밤새고 오랜만에 집에 들어오니 더욱 그러하군요.
    GDP/근무시간은 맥시코나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그래도 일하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하하핳하

  5. 정말 너무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 ㅜ

    저는 지금은 훨씬 나아졌지만, 전에 있던 회사에서 고생하던 걸 생각하면… 후우 ㅋㅋ

    언제쯤 우리는 선진국 반열로 ㅠ_ㅠ

  6. 건태형// 아마 조만간 우리나라도 토목 쪽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출 것 같아요 ㅎㅎ

    동신형// 건태형이랑 화현회에서 알게 되었죠. 건태형은 98학번의 에이스였다는.. 그리고 한국에서 근무시간에 개인사가 많이 끼어드는 것은 뭔가 악순환의 고리 같은 느낌이네요. [근무시간 많음 => 개인사 처리 시간 부족 => 근무시간에 개인사 처리 => 생산성 하락 => ‘일하는 시간이라도 늘려야’]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ㄷㄷ

  7. joyh// 예. 당연히 포함되어 있겠죠? ㅎㅎ 그리고 형 댓글을 보고서야 생각이 들었는데, [1인당 GDP] / [연간 평균근무시간] = [평균 시급] 이런 관계가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시급 8불이라 -_-ㄷㄷ

  8. 상우씨// 일하는 시간이 행복하다는 걸 보니 좋네요. 다만 “하하핳하”라고 웃으시는 걸 보니까 아직도 피로가 덜 풀리신건 아닌지 걱정이군요 🙂

    재욱// 그러게. 중소기업이라면 사정은 더 열악하겠지 아마? 선진국이란 것이 정말 경제 덩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 다 같이 조금씩 생각을 해보면 좋겠는데 말야.

  9. 이런 선정적인 제목을.. ㅎㅎ(역시 독자를 끄는 힘은 선정성?) 그래도 노르웨이랑 비교는 쫌..-_- 노르웨이는 석유 강국 아니던가요 GDP의 1/5~1/4이 석유일껄요 아마- 대충 유전 몇개 파놓고 국민소득 $40,000 하는거랑 우리처럼 아둥바둥하면서 $20,000달성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각설하고, 그래도 어쨌든 노동시간 제일 긴게 우리나라니까 안타깝네요-_- 저야 경험을 잘 안해봐서 모르지만, 인턴하면서 얼핏 느낀바로는 긴다고 효율이 높은건 아닌데- 저 근로시간에 인터넷 쇼핑 등 다 포함되어있다 생각하면 쩝쩝

    좁은 땅덩어리에 4,000만 인구가 뽁짝뽁짝하게 사려니까 힘든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드는 생각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남보다 outshine하려고 아둥바둥했나.. 이런 환경이 꽤나 많이 일조한 것 같아요

  10. GDT// 선정적인 제목을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끌지는 못했단다. -_-;;

    그런데 노르웨이가 석유강국인줄은 몰랐네. 노르웨이가 북유럽의 압둘 왕자님이었던건가. -_-; 그런데 그렇다쳐도 덴마크, 아일랜드 등은 대략 놀라움. 정말 2만불 이상인 나라가 많더라고. 노르웨이도 GDP의 25%를 빼도 3만불인데 우리보다 절반 일하는거라고 ㄷㄷ

    우리나라는 좁은 땅덩어리라고 하기도 무색할 정도로 수도권에 전부 모여 사니까. 그게 좀 문제일지도 모르겠네. 정말 지역 균형 발전이 필요해.

    다른 나라 중에서도 이렇게 모여 사는 나라가 있으면 비교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애. 정말 뭔가 우리나라는 사람들을 남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 아둥바둥하게 드라이브하는 숨겨진 요소가 있는 것 같기도 해서 말야.

  11. 우리나라 법정근로시간 주40시간이고 이것도 선진국보다 길다는데 사실 주 40시간 지켜지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주 40시간이면 월급 150 정도 받아도 괜찮은 듯 싶은 현실… 맨날 야근에 주말에도 일하며 연봉2000 정도 받는 건설기술직이나 2조2교대에 월급 120 받는 생산직은 뭐냐? 근로감독 공무원이나 우리나라 경영인들 반성좀 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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